INTRO
안녕하세요. 이번 게시글은 Kurzgesagt 에서 동영상 번역을 하게 된 경험담을 풀어보려고합니다.
Kurzgesagt 가 뭔가요?
Kurzgesagt 라는 단어는 "간단히 말해서" 라는 뜻을 가진 독일어입니다. 과학,사회에 대한 애니메이션 영상을 업로드하는 유튜브 채널이며, 뮌헨에 본사를 두고있습니다. 한국어로는 크루츠게작트 라고 합니다.
현재 공식채널은 2000만명을 구독자로 가지고 있으며, 한국채널은 약 30만명의 구독자를 가지고있습니다.
한국채널에 동영상이 업로드 되는 과정
먼저, 가장 궁금하실내용인 한국채널에 동영상이 업로드 되는 과정을 말씀드리고자합니다.
모든것은 공식채널에 업로드 된 동영상에서부터 시작합니다.
크루츠게작트 공식채널에 사용되는 언어는 "영어"입니다. 업로드 되는 동영상을 한국어로 번역하고, 이를 시각과 자막을 포함한 스크립트로 제작합니다.
1. 완성된 스크립트를 크루츠게작트 커뮤니티에 올립니다.
2. 이후 커뮤니티에서 피드백을 진행한 이후, 문제가 없다고판단하면 담당직원에게 보냅니다.
3. 본사에 있는 담당직원이 해당스크립트의 내용을 확인합니다.
4. 스크립트를 확인한 이후, 문제가 발견되지 않았다면 한국인 성우분이 녹음을 진행합니다.
5. 녹음본과 스크립트를 기반으로 한국어영상을 제작합니다.
끝났습니다! 위 과정을 거치면, 한국어 동영상이 만들어집니다.
근데 이쯤되면 궁금해집니다. 이걸 왜 하게 되었나요?
너무 불만스러운것은
저는 크루츠게작트 채널을 꽤 오랫동안 구독한 사람으로서, 한가지 불만사항이 있었습니다.
영상을 올리는 주기가 너무 길다는것입니다. 가령 한국채널의 최신 16개의 동영상을 확인해보면 아래와같습니다.
반면, 공식채널의 최신 16개의 동영상을 확인해보겠습니다.
어라? 한국채널은 7개월 전에 마지막 영상인데, 공식채널은 10개월 전인데요?
한국채널은 공식채널의 영상의 내용을 번역하고 녹음해서 업로드 하는것이라, 영상이 더 자주 나오는 것 처럼 보입니다.
맞습니다. 아직 한국어로 나오지 않은 영상이 많이있습니다.
왜 아직도 많은 영상이 한국어로 나오지 않았을까요?
많은 이유가 있겠지만, 그중 하나는 "한국어로 스크립트로 만들어줄 사람이 너무 적다"는 것입니다. 영상번역을한다고해서 돈을 받는것도 아니니까, 당연히 사람들이 참여하지않는다면 스크립트가 저절로 만들어지지않겠죠.
이쯤되니, 이런생각이 듭니다.
"차라리 내가 스크립트를 만들어봐야겠다"구요. 그래서 영상번역을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무슨 영상을 번역했나요?
해당 영상이 업로드 된 직후, 언론사와 다양한 매체에서는 “한국이 망한다”라는 주제로 해당영상을 다뤘습니다.
썸네일이 자극적이고 화두에 올랐던 영상이기때문에, 빠르게 번역하면 좋겠다 라는 생각을 했고, 번역을 하게되었습니다.
어렵진 않았나요?
사실 꽤 조심스러웠습니다. 저도 번역을 처음 해본것이라, 오역을 줄이기위해서 많이 노력했고, 최대한 정확한내용만을 전달하려고 노력했습니다.
하지만 부담감은 없었습니다.
번역 스크립트를 올린 후, 기존의 번역자분들이 피드백을 주실것이라고 생각했고,
만약 번역이나 영상에 문제가있다면, 크루츠게작트 본사에서 영상을만들지 않을것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입니다.
뭐가 제일 어려웠나요?
아무래도 가장 어려웠던것을 손꼽으라면 "직역" 입니다.
예를 들어보겠습니다. 아래의 내용은 "우유 - 흰 독약? 건강한 음료?" 원문영상의 스크립트 중 일부입니다.
Some people say it's a necessary and nutritious food, vital for healthy bones,
but others say it can cause cancer and lead to an early death.
So, who's right?
아래의 내용을 한국어로 직역하면 이런내용이됩니다.
어떤 사람들은 우유가 중요하고 영양소가 풍부하며, 뼈를 건강히 유지하는 데 필요하다고 말하지만,
다른 사람들은 우유가 암을 유발시킬 수 있으며, 이른 나이에 사망하는 원인이라고 말합니다.
그래서, 누가 맞을까요?
이렇게 번역하는게 옳을까요? 틀릴까요?
영상 번역에서 가장 중요한것은 "영상에서 말하는 내용을 확실하고, 오해의 소지가 없고, 이해가 쉽게" 번역하는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영상에 쓰이는 몇백개의 문장을 번역하면서도 "내가 잘 번역하고 있는것인지" 에 대한 고민을 하게되었습니다. 최대한 잘 번역하기위해 번역기를 통해서 초벌번역을 한 다음, 직접 번역하고, 수정하기를 반복했습니다.
어려움은 또 있습니다
동영상 번역이 어려운점은 대본은 달라져도, 녹음을 입히지 않은 영상은 똑같다는점입니다.
그렇다면, 성우분이 한국어로 말하는 내용과 속도를 생각해야합니다.
예를들어 영어원문에서 아래의 문장을 4초안에 말했다고 가정해봅시다.
Absolutely everything you think about yourself and the universe could be an illusion.
이를 한국어로 직역하면 다음과같습니다.
당신이 스스로에 대해, 그리고 우주에 대해 생각하는 모든것은 환상일 수도 있습니다.
직역된 내용을 말하기에 4초는, 너무나도 짧은시간처럼 느껴집니다. 빠르게 말한다고 해도, 너무빨라서 듣는사람이 불편할수도있습니다. 그래서 “의역”을 해야합니다. 의역하면 다음처럼 말할수 있을것입니다.
당신이 생각하는 모든것은 어쩌면 환상일수도 있습니다.
문장이 짧아졌습니다. 아래의 내용은 동일한 4초동안 말하기에 좀더 편하고, 듣는사람입장에서도 편할것입니다.
직역보다는 의역으로 번역하는게 영상에 사용하기엔 더 좋다는 뜻이겠죠. 그래서 저는 의역은 하되, 원래의 의미를 해치지않을정도로만 사용하려고 노력했습니다.
Outro
말하는 사람과 듣는사람을 모두 생각하고, 최대한 퀄리티있게 만들려고하다보니 꽤나 어려움을 먹었습니다.
아무나 할 수 있는거지만, 아무렇게나 하면 안되는것이여서 더욱 그랬습니다.
번역은 했지만 해당 영상이 워낙 이슈가 되었던 터라, 한국어영상이 만들어지게될지, 아닐지 확신이 없습니다.
그렇지만 개인적으로 재미있는 경험이었고, 자막을 번역함으로써 영상에 기여할수 있다는것이 가치있다고 생각했습니다.
나중에 기회가 된다면 또 번역하는 기회를 가져보고싶습니다.
긴 글을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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