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표를 잘하고 싶은 나에 대한 이야기를 담아서
23.02.17에 Devocean 에서 했던 발표를 기록해봤다.
글에 두서가 없다.
나는 발표를 못한다.
학부 3학년때 추천시스템 스터디에서 발표할때였다. 추천시스템 스터디에서는 매주 일정분량 공부한내용을 발표하는 시간을 가졌었는데, 첫 발표때부터 시원하게 말아먹었다.
내 첫 발표는 최악이었다. 예시로 적절한 사진을 가져왔다.
물론 발표에 들어가기 전에 나도 준비를 안 한 건 아니었다. ‘이렇게 피피티를 만들고, 이렇게 말하면 되겠지?’ 라며 막연하게 계획을 하고 들어갔었는데, 막상 내 계획대로 되는 게 하나도 없었다.
발표하면서 ‘이건 뭔가 잘못되어가고 있다’라고 생각했었다. 내가 엄청 긴장을 한 나머지, 스터디원분들이 그냥저냥 발표를 들어주셨었다.
발표를 끝내고 혼자서 멍때리면서 생각했었다.
나는 발표를 못한다.
그래서 최대한 많이 도전했다.
내가 발표를 잘 못한다는 걸 알았지만, 잘하고 싶었다. 그래서 최대한 많은 발표 기회를 가지려고 했다. 고기도 많이 씹어본사람이 잘먹는데, 발표도 많이 해본 사람이 잘 하겠다 싶었다. 그래서 이것저것 많이 시도해봤다.
PPT에 모든 내용을 빽빽이 담아서 줄글처럼 도 만들어보고, PPT에 키워드만 넣어도보고, 발표 스크립트 전체를 미리 작성해서 그대로 읽어도 보고, 피피티 흐름을 연결시키는 부분만 스크립트 짜서도 발표해 봤다.
피피티를 만드는것부터 발표를 하는것까지, 나한테 편한 발표방식을 찾으려 이것저것 시도했었다.
언제쯤 규모가 큰 곳에서 발표를 해볼까?
발표도 이것저것 해보고, 다양하게 시도하다 보니, 하고 싶은 게 생겼다. 어느 정도 규모 있는 개발 콘퍼런스의 세션에서 발표하거나, 온라인 컨퍼런스에서 영상을 찍어보는 거였다.
하고자 싶은 이유는 간단했다. 개발 컨퍼런스 세션에서 발표할 사람이면 뛰어난 개발실력을 가진 사람일거고, 발표실력도 뛰어난 사람일거라고 생각했다.
내가 개발실력 좋아지고, 발표실력 좋아지면 그많큼 많은 발표기회가 생길거고, 컨퍼런스에서 발표도 해보겠지 싶었다.
그래서 발표기회를 잡았다
KAFKAKRU에서 진행한 스터디 모임에 참여하고 있었는데, 스터디 끝나고 Devocean에서 발표할 기회를 주셨다. 많은 사람들 앞에서 발표해 볼 수 있다는 기회를 잡았다는 것만으로도 좋았다.
발표 주제를 선정해야 했는데 발표 주제는 Devocean에도 올렸던 취준생이 경험한 커뮤니티의 가치라는 주제로 해야겠다 싶었다.
근데, 한편으로는 걱정이었다. 발표장에 오는 사람들 대부분은 Kafka 스터디에서 어떤 공부를 했는지에 관심이 있지, 커뮤니티 경험에 대해서 관심 있을까? 에 대한 걱정이었다.
그래서 발표하는 전날까지도 PPT를 고쳤다. 발표 제목은 정해졌으니 무슨 내용을 말해야 할까, 어떤 내용을 관심 있어 할까?에 대한 고민을 계속했고, 덕분에 계속 PPT를 붙잡고 있었다.
발표행사 당일날의 기억
휴가를 쓰고 판교로 이동하는데 긴장이 안 풀리더라. 살면서 이렇게 긴장해본건 처음이었다. ‘긴장하지 말자’고 속으로 생각하는데, 그게 될 리가 없었다. 내가 긴장한 걸 보시곤, 다른 분들이 격려도 해주시고, 신경도 써주셨다. 너무 감사했는데 긴장이 안 풀리더라.
내 차례가 와서 발표를 하는데, 너무 긴장한 나머지 제대로 말이 안 나오더라. PPT가 40페이지 정도였는데, 4페이지 즈음부터 ‘아 이거 뭔가 잘못됐다’라고 생각들었다.
그때부터는 횡설수설의 연속이었던 것 같다. 말도 계속 절었던 것 같고, 실수를 하다보니 말이 빨라졌다. 원래는 차분히 발표를 해서 20분 정도 분량을 생각한 발표였는데, 실제 발표는 13분 정도였던 것 같다.
발표 끝나고 자리에 앉았는데, 너무 부끄럽더라. 와 진짜 내가 이렇게 발표를 못하는 사람인가 싶더라. 진짜 쥐구멍에 숨고 싶었다.
부검
발표 끝나고 집에와서, 내가 왜이렇게 발표를 망쳤는지에 대한 고민을 해봤다.
발표 주제에 대한 확신이 없었다
내가 만든 발표 주제는 ‘커뮤니티의 가치’라는 주제였고, 여기서 성장에 관한 이야기를 하고 싶었다.
내가 지금까지 성장할 수 있었던 건, 커뮤니티에서 만난 다른 사람들과 함께 공부하면서 성장한 것이 가장 컸기 때문이었고, 해당 내용으로 발표하면 되겠다 싶었다.
근데, 막상 발표 준비를 하면서 ‘ 나 스스로도 성장을 제대로 하고 있는지 못하고있는데, 이런 주제로 내가 말하는 게 맞나?’ 싶었던 게 속마음인 것 같다. 내가 확신을 못하는데, 어떻게 남한테 이야기할수 있을까...
그리고, 커뮤니티의 가치 라는 주제에서 성장을 말하는게 맞나? 싶었다. 커뮤니티의 역할은 엄청많은데, 그에 비해서 내가 경험한건 성장밖에 없었다. 내가 커뮤니티빌더라던가, 프로활동러였으면 해당주제로 발표할 내용이 많았을것같다. 커뮤니티 경험이 적었던것도 크게 작용했던것같다.
피피티에 대한 확신이 없었다
보통 여태껏 내가 만들었던 피피티는 다음과 같은 형태였다.
기존에 피피티를 만들 때는 대부분 이런식이었다. 재미있게 + 기억나게 만들어도 문제가되지 않고, 딱딱한 발표보다 재미있는 발표가 더 좋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재미있고 드립치는 발표하는게 제일 익숙했다
근데, 이번 Devocean 발표때는 ‘그래도 되나?’ 싶었다.
뭐든지 해야하나 싶으면 하는게맞고, 해도되나 싶으면 안하는게 맞다 -군대-
확신이 서지않았다. 최대한 격식있게 만드는게 맞다고 생각했고, 괜히 재밌게 만들었다가 아무도 안웃으면 낭패라고 생각했다.
평소에 만들던 방식이 아닌 피피티를 만드니까, 좀 어색했던 것 같다. 만들때 조금 더 생각을 하고 만들었으면 어땟을까. 이야기 스토리텔링이 필요한 발표였는데, 조금 더 고민했었으면 어땟을까 하는 아쉬움이 있다.
청중이 뭐를 제일 궁금해할까 에 대한 고민이 부족했다.
Devocean에서 진행하는 Kafka 관련 발표였기 때문에, 참석자의 대부분은 Kafka에 관심 있는 사람이었을 거라고 생각한다. 대분은 기술적인 고민을 하는 사람이었을 텐데, 커뮤니티를 통한 성장에 대한 이야기를 하는 게 미스매칭이었던 것 같다.
‘내가 커뮤니티를 통해서 많이 배웠다’에서 끝날 게 아니라, Kafka를 배워보니 어떤 점이 어려웠고, 실제로 지금 현업에서 적용하다 보니 어떤 점이 제일 어렵더라. 어떤 고민을 하고 있고, 어떤 부분이 제일 헷갈렸는지…
이런 주제로 이야기를 이어서 말했으면 더 좋았을것같은데, ‘커뮤니티에서 성장 열심히 했다!’ 에 그쳤던것 같아서 조금 아쉬웠다.
결론. 앞으로 잘하자
Youtube에 올라온 영상중에 내가 가장 좋아하는 부분을 캡쳐해왔다.
KTX를 타고싶고, 무궁화호를 탈수있는 돈밖에없으면 무궁화호라도 타고 가야하는게 맞다.
근데, 돈없이 무궁화호에 무임승차 해서 적발되면 정상운임의 30배를 벌금으로 낸다고 한다.
무궁화호를 탈수 있는 능력이 있는 사람이, 무궁화 호를 탈수 있는거다.
이번에 Devocean에서 했던 발표는 개인적으로 너무 아쉬운 발표였고, 조금 더 성장한 시기에 했었으면 어떘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항상 느끼지만, 좋은 시기에 좋은 기회를 잡아야하는데, 안좋은 시기에 좋은 기회를 얻어서, 그 기회를 놓치는것만 같다.
늘 항상, 조금 더 준비된 사람한테, 더 좋은 기회가 올거라고 생각한다.
열심히 하다보면되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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